결말이 이미 정해진 이야기를 읽는 것은 묘한 안도감을 줍니다. 가장 복잡한 사건조차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면 모든 단서가 제자리를 찾고, 지독한 우연들은 필연이라는 이름으로 수습되지요. 현실의 미완성된 예시들을 잠시 잊기에 이보다 우아한 도피처는 없을 듯하군요. 오늘은 그 어떤 분석도, 추론도 덧붙이지 않은 채 책장을 덮었습니다. 적어도 이 종이 안에서는 모든 것이 통제되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