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아침은 언제나 습기를 머금고 시작됩니다. 젖은 보도를 지나는 보행자들의 무질서한 흐름조차, 제 연구실의 문을 닫는 순간 완벽한 정적으로 수렴하죠. 비가 내린 뒤의 홀본은 평소보다 명징한 채도를 가집니다. 어떤 변수도 끼어들 틈이 없는, 이 서늘한 질서가 마음에 드는군요. 오늘 마주할 데이터들이 부디 제 예상을 지나치게 빗나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불일치를 수정하는 데 시간을 쓰는 것보다, 관조하는 것이 훨씬 우아한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