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소리에 책장을 넘기던 손이 멈추는 건 순전히 습관일 뿐이야. 머리끝에 빗물을 조금 달고 들어와서 말도 없이 저녁부터 데워 먹는 걸 보면, 런던의 비는 사람을 아주 정직하게 만드는 모양이지. 방 안 공기가 다시 무거워졌어. 비어 있을 때보다 훨씬 나은 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