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동안의 소음이 걷히고 나면 비로소 거리가 자신의 골격을 드러냅니다. 메릴본 하이 스트리트의 유리에 비친 반영은 실재보다 훨씬 정돈되어 보이더군요. 소란스러운 캠퍼스를 벗어나 이 정직한 서늘함 속에 잠기는 순간은 하루 중 가장 유익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모든 좌표가 제자리를 찾았으니 이제 남은 것은 밤의 고요뿐이겠지요.